아이를 낳고, 카시트에 애들을 태우고 다니다 보니 예전에는 전혀 쓸모 없어 보이던 옵션이 매우 유용해지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SUN BLINDS, 선 블라인드, 햇빛 가리개.. 이건데요.
명칭이 좀 헷갈리는데.. 일단 유럽쪽 부품명칭은 Sun Blinds 입니다.
별다른건 아닙니다.
국산차에도 요즘 많이 달려나오니까요. 뒷좌석 문틀에 수납되 있던 상태에서 손으로 잡고 올려서 유리창 위쪽의 고리에 걸어놓는 일종의 커튼같은 햇빛 가리개 입니다.
예전에는 이런게 필요하면 조그만한 뽁뽁이가 붙어있는 햇빛 가리개를 사용했었는데, 그건 잘 떨어지고 위치도 안맞고 창문열면 같이 떨어지고 이래저래 매우 불편하더라고요. 그러다 BMW 5시리즈를 탔었는데 뒷유리쪽에는 자동으로 되고, 뒷좌석은 수동으로 이런 블라인드가 있는데 정말 유용했었습니다.
프라이버시가 필요한 경우에도 그랬고, 뒷좌석 카시트에 애들을 태우고 가다가 애들이 아주 곤히 잠든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근데 햇빛이 너무 쌔서 선팅이고 머고 애들 얼굴에 내리쬐고.. 애들이 얼굴 찡그리는걸 보면 뭐 어떻게 해줄 수도 없고 난감했었는데 선블라인드는 꽤나 편했었습니다. 차에서 모유수유를 한다고 해도 말이죠.
제 S-MAX에도 이 기능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쪽이 망가진 상태로 구매했습니다. 꼼꼼히 안본 탓이지만.. 이미 구매를 결심한 이후에 발견해서 그냥 그대로 가져왔거든요.
나오긴 하는데 다시 들어가질 않습니다. 탱탱(?)하게 펼쳐지지도 않고 위쪽 고리에 걸어놔봐야 추욱 늘어진 상태가 됩니다.
걸어 놓지 않으면 바닥쪽으로 떨어지거나 정리해봐야 더 번거롭게 되버려서 그냥 계속 고리에 걸어놓은 상태로 다녔습니다.
이제 더는 요 꼴을 볼 수 없어서 자가수리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중요한 이유중에 하나는... 이거 유럽쪽에서 부품을 찾아보니 부품값만 20만원 정도는 하는 것 같아서... 몸으로 때우기로 한 이유도 있습니다. ㅎㅎ
일단 선 블라인드는 도어에 붙어 있는 부품이기 때문에 문짝을 때어냈습니다.
S-MAX가 워낙 희귀한 차라... 도움되는 분이 있으실까 싶지만... 20T, 25T 별렌치와 십자 드라이버만 있으면 매우 쉽게 탈착이 가능합니다.
쩝.. 근데 선 블라인드에 너무 집중해서 차체쪽 철판을 못 찍었네요...
전 나름 방음이 꽤 잘되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집사람이 좀 더 조용한 걸 원해서 추가 방음 작업을 할까 고민 중이거든요.
선 블라인드는 가운데에 별렌치로 고정된 가이드가 하나있고, 한쪽은 저 네모난 끝 모양을 끼워넣게 되어 있고, 한쪽은 클립처럼 고정되게 되어 있습니다.
요 클립 부분을 양쪽으로 벌리고 빼내면 바로 분해가 됩니다.
꺼내서 돌려보니 아무런 반응없이 그냥 돌아가더라고요.
원인은 요놈이었습니다.
커튼? 선 블라인드? 햇빛 가리개 부분을 당기면 저 스프링이 반대로 돌면서 다시 블라인드 부분이 말려야 하는데 저 고리가 빠졌던거죠.
양쪽 검은 프라스틱은 그냥 빼면 바로 빠지는데 안에 봤더니 아무것도 없어서... 뭐지 이건?? 그랬는데.. 반대쪽을 보니까 저 스프링이 보이더라고요.
양쪽에 모두 스프링이 연결된게 아니라 한쪽만 연결되어 있는 구조였습니다.
스프링이 꽤 안쪽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빼내기 위해서 집에 있는 옷걸이를 구부려서 스프링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아까 뺐던 검정 프라스틱의 고리거는 부분에 스프링을 껴주고 다시 봉에다가 끼워넣으면 끝~
장착전에 하나 더 해줘야 할 일이 있는데요.
선블라이드를 봉에다 이쁘게 감아주고.. 봉의 한쪽을 고정시킨 다음에 사진과 같이 끝 부분(스프링을 낀 부분)을 40바퀴 돌려주시면 됩니다.
40바퀴는.... 감이 아니라 자가정비하려고 별도로 구입한 Workshop manual(정비사용 매뉴얼)에 써있는 내용입니다.
너무 많이 감는거 아닌가 싶고... 돌리다가 이거 부러지는거 아닌가 했는데 40바퀴 돌리니 꽤 적당한 텐션이 나오네요.
그리고 다시 조립하고 테스트 해보니 아주 짱짱하게 잘 동작합니다.
상단 고리에서 빼내보면....
요렇게 잘 말려 들어갑니다. 이번 자가 수리는 성공한 것 같네요.
최소20만원 굳었습니다. ㅠㅠ
수입차 정비 업소에서 작업해 줄 수도 있었겠지만 대부분 이런식으로 수리는 안해주더라고요.
해주더라도 공임이 꽤나 비싸게 나오기도 하고요.
역시 가능하면 직접 하는게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대단한 것도 아니고 한두번 하다보면 이런 것들이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요.
아마도 전에 누군가가 선블라인드를 엄청 쌔게 잡아당겨서 스프링도 빠지고 요런 부위들도 튿어진 것 같은데..
이왕 뜯은김에 같이 수리했습니다.
수리방법은 간단합니다. 록타이트 순간 접착제로 살짝 발라서 위치잡고 눌러주면 끝~ 입니다.
어쨌든 비용도 꽤 세이브되고 보기싫은 부분도 없어졌습니다.
요새 뭔가 자가정비가 잘 안풀리는 경우들이 있었는데...간만에 상당히 깔끔하게 끝난 DIY 여서 뿌듯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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