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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 CAMPING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자연으로의 힐링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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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우하기 위해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힐링~은... 개뿔.. 오늘도 아이들과 같이 고생길에 오릅니다. ㅎㅎ

 

더 이상 캠핑(적어도 오토캠핑)은 자연과 함께하는 힐링 여행은 아닌 것 같습니다.

콘크리트로 채워진 도시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흙위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게 해주고 싶은 맘에... 제가 생각하는 캠핑과는 다른 캠핑을 떠납니다.

 

출발전부터 텐트, 조명, 릴선, 전기용품, 아이스박스, 타프, 릴렉스체어, 로우 체어, 전기장판 등등... 준중형 승용차에 어떻게 집어넣나 고민부터 시작합니다. ㅠㅠ

 

그나마 루프백이 있기에 캠핑이 가능한거지 준중형 승용차로 아이들까지 데리고 캠핑은 정말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2명 이라면 경차인 스파크로도 동일한 짐을 루프백 안쓰고 편하게 떠날 수 있습니다. 

 

애들이 있으니 애들 짐에, 밤에 추울까봐 전기장판에 이불에, 애들 옷에 기저귀에... 그런 것들이 쌓여서 짐이 늘어나더라고요.

미우나 고우나 내 새낀데... 밤에 덜덜 떨면서 잠 못자고 감기만 걸려서 새벽에 도망치 듯 돌아왔던 첫번째 캠핑의 경험 때문에 이런 류의 짐을 줄일수가 없네요. 

 

여름이라 침낭을 빼서 그런건지 경험치가 올라가서 그런건지 생각외로 수월하게 짐을 다 실었습니다. 루프백도 이제 좀 익숙하게 얹게 되네요.

자 이제 출발합니다~~~

 

덕평 휴게소에서 잠시 내려서 아울렛 구경도 하고 간식거리를 좀 샀습니다.

아울렛에 괜찮은 운동화나 아쿠아 슈즈있으면 하나 사려고 했더니 괜찮은게 안보였네요.

 

쉼없이 뭔가를 계속 잘도 먹는 연준이.. ㅎㅎ 

잘 먹어서 좋아요. 연후는 머리좀 컸다고 이제 음식을 가려서 걱정인데말이죠...

 

졸음쉼터라고 있길레 들어가봤습니다.

그냥 들어간건 아니고 말그대로 졸려서.. -_-;

너무 졸리기 때문에 간만에 마눌님과 운전 교대.....합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졸려서 운전교대하는건데... 무서워서 잠은 잘 못자겠더군요. 쩝....

 

캠핑장에 도착해서 후다닥 사이트 구축~ 

나무 그늘이 있어서 타프는 안쳤는데 다음날 아침 햇살에 더워 죽을뻔...하고 오후에는 갑자기 쏟아지는 엄청난 소나기에 타프 안친걸 무쟈게 후회했습니다. 

 

사이트는 좀 작지만 요때까지만 해도 그늘도 좋고 참 좋았는데 말이죠...

 

이번에는 원주 두리 캠핑장을 갔는데요. 한 50개 사이트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공간만 있으면 무조건 선 긋고 사이트라고 해놓은것 같아서 좀 별로였습니다. 앞뒤좌우 위아래 사이트에 둘러쌓여 있는게 싫어서요.

저희 사이트는 어디 움직일려면 다른 분들 사이트를 뚫고 가야했습니다.

 

일단 정리 됐으면 바로 불을 피웁니다. 

그리 배가 고픈건 아니였는데 장작을 넣은 이유는 하나!

 

요놈입니다. ㅎㅎ 

햇반도 박스채 가지고 갔지만 마이크로캡슐로 장작에다가 밥을 해주고 싶었거든요.

 

뚜겅을 닿아서 장작위에 올려주면 끝~!!!

 

물이 끓어 넘치면 조금 후에 꺼내서 뜸을 들이면 이런 밥이 됩니다.

 

윤기가 좔좔~~~흐르는 맛난 밥이 됩니다........되어야 하는데....

마이크로 캡슐이 작아서 애들까지 4인분 밥을 하려고 좀 욕심을 부려서 쌀을 많이 넣었더니 물이 부족해서.. 보기에는 좋은데 밥이 좀 설익었습니다. ㅠㅠ

다시 물붙고 끓였네요. ㅎㅎ

그리고, 제가 좋아라하는 목살과 애들이 좋아하는 소시지를 주철 그릴에 올려서 구워줍니다~

주철그릴은 완전 완소 아이템이 되어버렸네요.

 

고기맛도 고기맛인데, 그냥 화로대에 같이 들어있는 스텐레스 그릴이나 석쇠보다 훨씬 맛있게 잘 익으면서 청소도 쉽고 정말 최고입니다.

일회용 석쇠같은건 쓰면서도 이거 이상한거 나오는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그럴 염려도 없고요.

 

밥하는 동안 둘째는 바닥에 앉아서 돌맹이 가지고 잘 노네요.

이렇게 흙좀 만지고 놀게 해주고 싶어서 아빠는 힘들게 짐을 싸서 편한 집 놔두고 밖으로 나가는 거죠.... 

처음 캠핑 시작할때는 나도 자연속에서 힐링이 될까 해서 시작한건데... 몇번 해보지 않아도 알겠더군요... 애들을 데리고 캠핑은.... 애들 좋으라고 하는거지 아빠 좋으라고 하는건 아니라는걸... ㅠㅠ

 

너 좋으라고 아빠가 고생하는거라고!!!! 알아줬음 좋겠다... 응? 말좀 잘듣고.. -_-;

 

이긍... 형제끼리 사이좋게 지내야되~~~

삼형제가 될지 어떻게 될지는 담달에 알려주겠어!!!

아빠 느낌에는 여동생 일거 같은데 딸이면... 너네들은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는걸 알게 될꺼야.. 후훗...

 

갑자기 폭우가 내려서 텐트로 피신해서 빗소리 들으면서 가족끼리 어찌보면 좁은 한 공간에 있음을 즐겼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밝은 햇살이 텐트를 비추네요.

그 빛이 너무 아늑해서 한컷 찍어 봤습니다.

 

 

제가 간 곳에는 맑은 계곡이 있어서 애들이 물놀이 하기 좋았지만... 저희 애들은 물이 차가워서 그런건지 무서운건지 죽어도 안들어가려고 하더군요. 

억지로 물에 몇번 들어가게 하긴 했는데 끝까지 싫어해서 그냥 나왔습니다.

집사람은 시원하고 좋다고 하는데.. 사실 저도 물이 너무 차가워서 싫더라고요.. 

부전자전인가봐요. ㅋㅋ

 

비온 후에 경치가 좋네요. 

얼마전에 산속 오지에 혼자사는 사람들을 촬영한 방송을 봤었는데... 참 행복해 보이더라고요.

왜 이렇게 아둥바둥 살아야 하는건지 가끔은 정말 다 버리고 산속 깊은곳으로 가면 어떨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어느덧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시간... 익숙한 몸놀림으로 깔끔한 철수를 기대해봤지만.. 역시나 알수없는 외계의 힘(?)에 의해 올때보다 짐이 더 늘어나있는 듯한 기괴한 상황... 원래 들어갔던 짐들이 왜 안들어가는지는 알수가 없네요. -_-;

 

이번 캠핑에서는 캠핑이라고 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 좀 생각을 많이하게 되었습니다.

왜 캠핑을 떠나는지... 어떻게해야 캠핑을 좀 더 즐겁게 할 수 있는것인지... 혼자가 아닌 가족과 함께.. 그것도 애들이 있는 상황에서 힐링할 수 있는 그런 캠핑이 있기는 한건지.. 캠핑이 무엇인지 말이죠...

 

이번 캠핑에서는 텐트 하나만 치고 지냈는데 주변을 보니 사이트를 두개를 대여해서 초대형 텐트와 타프 스크린까지 치고 지내시는 가족분들도 있었고, 리빙쉘 텐트에 연장 타프를 하는 가족도 있고... 다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텐트와 타프는 기본이고 조리대에... 감성캠핑용 바람개비까지... 

계곡물에서 놀 수 있는 튜브도 즐비하고요. 튜브도 예전 저 어릴때의 튜브가 아니라 형형색색의 돌고래 튜브부터 어른까지 탈 수 있는 보트도 있고요.

밤이 되어 별을 볼까 하는 시간에 도착하여 대낮같이 밝은 랜턴을 켜놓고 텐트를 치는 옆집도 있었죠...

 

릴렉스 체어에 앉아서 조용히 밤하늘을 보고 싶었지만... 그마저 쉽지 않았습니다.

저도 애들과 같이 캠핑을 간 원죄가 있기에 뭐라고 할 수 없는 위치이긴 합니다만, 이런걸 캠핑이라고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바닥이 습하고 울퉁불퉁하니 그라운드 시트에 발포매트를 깔고... 그래도 안되면 자충매트.. 아니면 아예 에어박스까지 깔고요.

어두우니 점점 더 밝은 조명을 가지고 다니고... 추우니 더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전기장판이나 난로를 가지고 다니고요. 

동물의 습격까지는 아니라도 벌레들이 많으니 타프 스크린에 모기향을 피우고....

그러니 짐도 늘어나고, 차도 들어갈 수 있어야 하고, 물은 잘 빠지게 파쇄석으로 채워져 있어야 하고 전기도 들어와야 하고요...

자연으로 가자고 하면서도 문명의 이기들을 점점 더 자연으로 가지고 들어가는 모습인 것 같아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어릴적 아버지 따라 캠핑을 갔을때는 차로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 다들 짐 하나씩 들고 같이 걸어가서(사실 형이랑 저는 그냥 짐 내팽개치고 도망다녔다고 하시긴 하던데.. ㅎㅎ) 정말 좁고 불편한 텐트를 치고, 밤에는 춥기까지 한데, 가스 랜턴을 키면 그나마 조금 더 따뜻해져서 가족끼리 이불 하나에 부둥켜 안고서 잠을 청하고... 비가오면 아버지는 밖에 나가서 물길 내고, 뱀이 올까봐 백반가루같은것도 주변에 뿌리고요.

그래도 어쩔때는 물도 좀 들어오고, 텐트도 무너져서 비오는데 짐싸서 대피도 하고... 

그런 것들이 추억으로 남아있는데... 우리 아이들은 나중에 어떤 것을 추억으로 가지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조금이라도 밖에서 더 편하게 지내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점점 더 장비를 보충하게 되는데 우리 아들이 나중에 커서 캠핑을 다니면서 힘들었던 추억이라고 하는게 전기가 안들어왔었다같은... 그런 말은 안나왔으면 하는데 말이죠... 

딱 말 한마디로 정리가 잘 안되긴 합니다만...

즐거운일도 힘든일도 가족이 같이 경험해 보는 그런것이 캠핑인 것 같은데... 저도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생각에 너무 온실속의 화초로 키우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어려서... 조금 더 큰 다음에 약간은 오지로 가봐야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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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지로 가려면 승용차로는 안되니 제 다음차는 볼보 XC90 입니다. 훗.. 

짐도 많이 실을 수 있으면 짐 실고 내리고 하는데 스트레스도 덜 받고 시간도 적게 소요되니 애들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도 있을꺼예요.

그... 그렇죠....? 세상의 많은 아빠들은 이해하실거라 믿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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