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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 LIFE

내가 집사람을 사랑하는(같이 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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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벌써 애가 셋인데 아직까지도 낮간지러워서 집사람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한번도 제대로 안했던 것 같습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사랑'이라고 하는게 뭔지 아직도 모르는 것 같기도 하네요. -_-;

요즘들어 가족에 대한 생각이 조금 많아지기도 하고 해서 오늘은 마눌님에 대해서 한번 써보려고 합니다.

 

제 생각에 저는 활발하고 사교성좋고 가정에 충실하고 책임을 다하고... 그런것과는 꽤나 거리가 먼 성격입니다.

오히려 은둔형 외톨이에 가깝고 집에 박혀서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사람들 사이에 끼는 것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주변에 누군가 있는 것 자체를 매우 불편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게 가족이라도 말이죠. -_-;

 

문득, 그런데 어쩌다 결혼을 하고 벌써 애가 셋일까... 어떻게 내가 이런 환경을 버티고 있는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은 서로 못 가진 부분을 가진 사람에게 끌리고, 결혼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관계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은데, 아마 저희 관계도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집사람은 저보다 저희 부모님을 더 잘 모시고, 제가 하기 싫은 일들을 척척 잘 해내거든요.

뭐랄까... 제가 전혀 못하는... 아니 못하는 것 이전에 무관심에 가까운, 그런 대인관계에 관한 부분을 집사람은 너무너무 잘 합니다. 감성적인 측면이랄까요. 

반대로는.... 현실세계에는 전혀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기도 하고, 그런 부분 때문에 많이 힘들기도 하지만요.

저는 현실적인 부분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어느 정도면 이해하겠는데 돈에 대한 감각이나 소비등에는 너무나 둔감한 집사람이거든요. ㅎㅎ

 

일례로, 조그만한 사업을 준비하는 도중에 당장 통장 잔고가 쌀도 못살 정도로 없어도 스트레스 받는 우리서방 오늘은 뭘 해 먹일까를 고민하다가.... 지쳐서 보쌈이라도 시켜 먹자고 하는 수준이거든요. -_-;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러번 뒤통수도 맞고 하다보니 사람에 대한 믿음이 점점 없어지는 저와는 완전 다른 세계의 사람이 저희 집사람인 것 같습니다.

결혼할때는 다른 무엇보다, 이 사람이라면 내가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믿을 수 있겠다라는 것이 큰 이유였습니다.

 

다른 가정을 보면 맞벌이를 하면서 능력있는 와이프덕에 물질적으로 좀 더 풍요로운 가정이 많은데, 저희 와이프는 그런쪽에는 전혀 재능이 없는 반면에 마음 하나 만큼은 누구보다 아름답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부모님 생일날 밖에서 외식하는 것보다 손수 요리를 해드리고 싶다고 매해 부모님 생일상을 차리는 걸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잔치상 차리는게 쉽지 않거든요. 더군다나 남편이라는 작자는 손가락 하나 까닥 안하려고 하니까요. 쩝..

전날 부터 장보고 요리를 시작해서 거의 다음날 생일상 치울때까지 계속 요리하고 상에 올리고를 반복하고 있으니 본인은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말이죠..

 

마누라 밥 제대로 못 챙겨먹고 다른 거 하는걸 매우 싫어하는 저로서는 그러지 말라고 해도 굳이 본인이 좋아서 꼭 하겠다니... 이거 나쁜짓 하는것도 아니라 강하게 말리지도 못하겠는데... 그런 마음이 다른 모든 단점을 커버하고도 남을정도라 집사람을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어찌하다보니 밥 얘기로 가는데... 뭐 꼭 '밥'을 주는 것 때문에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는게 아니라는 걸 잠깐 집고 넘어가야겠네요. -_-;

 

밥상을 한번 볼까요? 

이건 그렇게 뭐 특별한 날도 아니였던것 같고 그냥 가족끼리 식사 한번 하자고 할때였던 것 같네요.

 

그냥 튀김이랑 부침개랑, 베이컨말이 월남쌈 낙지호롱이에다가...

 

어머니가 좋아하신다는 양장피 (겨자소스 뿌려먹는게 양장피 맞죠? -_-;)도 한번 만들어 보고요...

 

이건 또 다른 상차림이네요.

친척 동생들이 온다거나.. 형네 부부가 온다거나 암튼 집에 누군가 온다고만 하면 이런 상을 차립니다. -_-;

이건 또 언제찍은 건지 모르겠는데 이제는 좀 무뎌지긴 했지만 가끔 깜짝깜짝 놀랄때가 있어서 사진을 찍어 놓습니다. 쩝..

샐러드, 잡채, 불고기, 돼지고기볶음.. 뭐 그런 것들이었던 듯... 하네요.

 

 

평소에는, 일하다 조금 스트레스 받아서 돌아온 날에 맛있는 저녁 한끼로 스트레스가 확 풀리기도 하지요...

간단한 밥상이지만 서방을 위해 차려준 밥상이죠. 그리고 밥이라도 편하게 먹으라고 본인은 좀 늦게 먹더라도 애들 봐주는 그런 마누라입니다..

 

이날은 어디서 들었는지 목살이나 삽겹살을 양상추에 싸서 먹으면 맛있다는 얘기에 쌈을 몇 종류 준비했네요. 

결과는 양상추는 별로였지만요.. 

목살 + 쌈장 + 깻잎절인 것 + 양상추는 괜찮은 조합이었습니다. ㅎㅎ

 

늦은밤에 생각나는데로 쓰다보니... 얘기가 점점 산으로 가는 것 같네요. ^^;

 

항상 본인보다 남편을 신경 써 주고... 남편보다 더 시부모님을 마음속 진심으로 잘 모시는 우리 마누라....

내가 평생에 입밖에 내서 진지하게 사랑한다 말할일이 있을까 싶지만...

이런 블로그를 통해서나마....

 

여보 사랑해~~~ 

오래오래 같이해요~

애들은 언넝 키워서 알바 보내고 우리는 못해본 여행이나 실컷 하장~

 

P.S : 여보... 근데... 아무리 부모님 모시고... 진심이고 마음이고 다 좋은데... 요리한번 할 때마다 호텔 부페에 가서 먹는 것보다 재료비가 많이 나오는건 좀 에러인 것 같어.... 결혼 5년차인데.. 나 아직까지 밥먹는데 음식 모자란 적이 한번도 없던 것 같엉.... 요리 잘하는 건 알겠는데... 우리 좀 적당히 하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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