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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 CAR

튜닝산업 활성화가 우려스러운 이유... (정부는 무엇을 바라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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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자동차를 좋아하고 튜닝도 좋아합니다. 

그런데 튜닝산업 활성화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걱정이 먼저 앞섭니다.

 

튜닝이란 무엇인가?

우선 제가 생각하는 튜닝에 대한 정의를 먼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차에다 뭔가 하면 무조건 튜닝(Tuning)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요. 튠업(Tune up)과는 조금 구분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튠업은 원래의 성능을 찾기위한 정비 개념이라고 한다면, 튜닝은 원래의 성능 이상을 발휘하도록 부가적인 어떤 것을 한다라고 하면 정리가 될 것 같습니다.

제가 하는 대부분의 작업은 튠업에 가까운 형태로 전기흐름개선을 위한 접지작업, 배터리 업그레이드, 슈퍼캐패시터 장착같은 작업들이고, 정말 튜닝이라고 할만한건 아이박 스프링을 장착한 것 정도가 되겠네요. 실내등을 LED로 바꾸거나 도어락 스위치를 만들어서 달거나 하는 것들은 좀 애매하네요.

 

어쨌든 튜닝산업 활성화라는 말이 나올때는 퍼포먼스 튜닝 얘기도 나오고, 순정 부품이라는 말 자체가 말이 안되니 애프터마켓 부품 시장도 활성화 하고.. 튜닝 부품 시장들이 더 활성화 되도록 해야한다..라는 건데요. 

말한 사람도 듣는 사람도 뭐라는지 잘 이해안가는 창조경제 같은 단어에서 튀어나온 좀 쌩뚱맞은 얘기 같기도...

 

정말 해외처럼 튜닝 시장이 커지기 위해서 어떻게든 겪어야할 과정 중 하나가 아닌가 하면서도 우려되는 점이 많습니다.

제대로된 제품이 제대로된 유통경로를 타고 더 많은 운전자가 선택할 수 있다는것은 환영할만한 일입니다만...

 

가장 큰 걱정은 활성화라는 명목하에 평균 이하의 제품들이 마구 유통되는 것입니다. 

차를 정말 좋아하지만 잘은 모르는 일반인들을 현혹해서 돈벌이로 쓰는데 '튜닝시장 활성화'라는 단어가 쓰이지 않기를 바라거든요.

 

인증 규격이 생기겠지만, 법규가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고 그 틈새를 이용해서 악용하는 업자들도 많을테고요.

지금도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말 장난들도 많고요. (특허 출원과 등록의 차이 아시는분도 많지 않을껄요?)

 

이런식으로 검증되지 않은 연료절감 장치, 첨가제, 램프(등화류), 바디킷등이 유통되는것이 전 걱정됩니다.

그나마 그냥 돈만 날리고 피해를 안보면 다행인데, 오히려 역효과가 나거나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것들은 지금보다 더 규제해야 하는데 말이죠..

 

 

제가 생각하는 튜닝은 좋게 말하면 운전자 개개인의 스타일에 맞춰서 차의 특정 부분을 개선 시키는 작업이고, 나쁘게 말하면 밸런를 깨는 작업입니다.

강철의 연금술사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등가교환의 법칙처럼 어떤 한 부분을 강화하면 나머지 부분은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두루두루 좋은점을 강화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겠죠... ㅎㄷㄷ

 

예를들어서, HID같은 것도 규제가 풀리면 그냥 될까요? 옵션으로만 적용되는 동일 차종에서 순정 부품을 가져다가 교체하는 수준이라면 좋겠습니다만...

HID같은 등화류를 고려하지 않은 설계의 헤드라이트에 램프만 HID로 바꿔도 괜찮은 걸까요? HID에 몇번 눈멀어 볼뻔 하니까 신경 쓰이네요.

 

연비개선장치요?

연비 0.Xkm/L를 올리기 위해 몇백억의 투자도 아까워 하지 않을 메이커가 저런 모든 것을 만족하는 ECU 세팅이 가능하다면... 왜 적용을 안했을까요?

너무나 특별한 기술이고 '특허 출원'까지 된 기술이라서 대기업은 못쓰는 중소기업만의 특화된 기술이라서 그런 것 같으신가요?

 

브레이크 램프도 마찬가지 입니다. LED가 유행하면서 메이커 순정 차량인데도 뒤에 서있으면 눈 아파서 전방주시를 계속 못할 정도의 차들도 있습니다.

아우디에서도 그랬고, 그랜저 TG도 그랬습니다. 그 와중에 후방 안개등 켜고 달리는 구형 싼타페들까지 있죠..

 

퍼포먼스 튜닝하면 ECU 맵핑을 빼놓을 수 없죠...?

ECU 튜닝하면 배기가스 수치도 바뀌지 않을까요? 연비도 좋고 출력도 좋고 내구성도 좋고 환경오염까지 덜한 그런 맵핑은 없을겁니다.

 

시트 개조는 어떤가요? 사이드 에어백이 제대로 터지기는 하는지... 사고 시 레일이 차체에 잘 붙어 있을지... 흉기로 날아다닐지 장담 못합니다.

요새 사이드 에어백은 시트 자체에 장착되어서 사고 시 시트 옆면을 뚫고 나오게 되는데, 그 부분의 가죽을 바꾸거나 재봉을 다시하는 작업들이 어떻게 아무런 영향을 안미친다고 장담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차량하부의 공기 흐름을 개선하고 공기역학이니 머니 어쩌고 하는 바디킷도 대부분 웃긴소리입니다.

특정 차량에 만들어서 달아보고 달려보니 좋더라.... 인건가요? 서킷을 달릴것도 아닌데, 스포일러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몇 km 이상에서나 다운포스가 나오는지 그런 데이터는 있어서 그런 얘기들을 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뒷바퀴 다운포스를 증가시키고 싶으면 차라리 쌀가마니를 트렁크에 넣고 다니시는게 나을수도 있습니다.

수입 스포츠카나 요즘 최신형 세단을 보시면... 스포일러가 왜 특정 속도 이상에서만 튀어나오는지 생각해 보시면 될겁니다...

 

최소한 이런 제품을 만들어서 공기역학이니 머니 얘기하려면 제대로된 테스트 결과... 아니 결과가 아니더라도 과정이라도 나와야 합니다.

풍동 시험(wind tunnel)도 이루어 지지 않은 경험과 짐작으로 만든 리어 스포일러를 달고 주행하면... 다운포스가 아니라 말그대로 윙이되서 날아갈지 누가 압니까?

 

대부분의 에어로 파츠(바디킷)이라고 파는 것들은 단순하 드레스업, 외관 튜닝으로 봐야 하는데 엄한 단어를 껴넣는걸 보면 화가 날 지경입니다.

영국 BBC 탑기어에서 헤드라이트 틈새를 테이프로 막아서 공기흐름을 개선하고 어쩌고 해서 최고속을 올리겠다는 소리랑 비슷한 수준이라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첫번째, 튜닝산업 활성화는 수준 이하의 제품을 만드는 업체를 위한게 아니라 정말 제대로된 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이 더 클 수 있는 발판이 되어야 합니다. 반대로 수준이하의 제품들은 완전하게 생산 자체를 못하게 규제를 해야 합니다. 소비자 선택권이니 머니 따지지 말고요.

 

두번째, 중소기업들이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테스트 시설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합니다. 주행 서킷, 풍동실험장, 전자파 실험실(?) 같은 부분은 일반 개인이나 중소기업이 사용하기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튜닝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대로된 제품이 많이 만들어져야 하고 그러기 위한 환경 조성이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세번째, '튜닝시장 활성화' >  '시장 규모 확대' >  규모의 확대는 세수의 증가 >  담당 부처의 실적 같은 이런 논리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이미 시작도 전에, 여러 부처에서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어서 제대로된 룰이 만들어 질까 걱정도 되고, 튜닝시장 활성화=고용인력 증가?가 되어서도 안됩니다. 불법 튜닝 용품 만들어서 활개치는데 고용되는 인력을 늘리는꼴이 되면 안된다는거죠. 

 

한편으로는 기대도 되고, 한편으로는 너무 성급한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정말 어쩔 수 없는 과도기일 수 있지만... 아직은 애한테 칼자루 쥐어주는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고 좀 복잡하네요.

부디 좋은 결과로 나타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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