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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 LIFE

그 사람은.. 그저... 속으로 울음을 삼켰습니다... 지킬 것이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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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 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것처럼...

 

마누라 얘기는 실화이나 실화로 말할 수 없는 관계로... 

나름 적절한 비유로 픽션(?)으로 써봅니다.

 

어디까지나 실화를 바탕으로한 소설 정도로.... 혹은 어디선가 아는 누군가에게서 들은 얘기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어딘가에... 힘들게 살아가는 가장이 있었답니다...

그 가장은 애 셋의 아빠였죠. 

 

그 가장의 아내는 아이들을 키우고 있었기에, 가장은 가정형편이 어렵더라도 내색하지 않으면서 아내가 걱정같은건 모르고 항상 밝게 살기를 원했습니다.

 

다른 집들은 소위 맞벌이라 불리는, 남편과 아내가 모두 같이 일하는 집들을 보면서, 서로 같이 금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걸 보면 가끔 부럽기도 했습니다.

본질적으로는, 금전적인 부분 보다  문제를 같이 해결해 나가는 부분이 부러웠었죠.

 

그래도, 그 가장은 아내가 집안일을 맡아서 하기 때문에 바깥일은 본인이 더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낮에도 일하고 밤에도 일하고 주말에도 일했습니다. 

 

밖에서 너무 힘들어도 가장만 바라보는... 세상 물정에는 너무도 어두운 집사람과 어린 자식들이 있기에 어떻게든 홀로 감내하면서 세상을 헤쳐나가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언제까지나 남의 일을 해주면서 받는 품삯으로는 생활도 쉽지 않았고 언젠가 쫓겨나게 되면 다른 집에서는 일하지 못하는 것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남의 일이 아닌 자신의 일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가지고 있는건 몸뚱이 밖에 없었기에 쉽지는 않았지만 맨몸으로 터를 닦고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서 벽을 만들고 지붕을 만들고 나무들을 가져다 어설프지만 테이블과 의자도 만들어서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외진 곳에 터를 잡다보니 아무리 잘 하려고 해도... 다른 가게보다 더 좋은 물건을 더 많이 주려고 해도... 그런 가게가 있다는 것 조차 사람들은 몰랐습니다.

그 가게는 장사가 잘 되지는 않았고 가끔은 깡패들이 쳐들어와서 난장판을 치기도 했습니다. 

누구하나 도와주는 이도 없었죠... 나라에서도 깡패들보다는 오히려 외진 곳에서 장사를 하는 그 가장을 나무랐습니다.

 

그래도, 꿋꿋이 언젠가는 가게가 잘 되길 바라면서 열심히 일 했습니다. 

가게만으로는 먹고살 수가 없어서 그 가장은 틈틈이 시간을 내서 예전에 하던 다른집 일을 같이 하면서 생활을 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벌어온 돈이 어딘가로.... 가끔은 이해못할 일들로... 가끔은 쓰레기통으로... 사라져 가기도 했지만... 

화내지 않았습니다.... 아니... 화가 나도 참았습니다. 

 

화를 내면 집안에 웃음이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됐거든요. 

그 남편을 바라보던 식솔들이 세상 걱정없이 살게 해주고 싶어서 힘들게 일하는건데... 일 때문에 집안을 침울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던 어느날......

 

가장이 잠깐 밖으로 품앗이를 나가면서 집사람에게 가게를 잠시 봐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동네 양아치가 가게로 왔습니다.

그 양아치는 외모도 그렇고 행동도 그렇고 양아치였습니다. 동네 망나니였죠. 남들이 다 그놈을 보고는 손가락질 할 정도였습니다.

그놈은 가게에 와서 돈을 던지고는 음식을 내오라고 했습니다.

 

집사람은 가장이 잠시 밖에 나갔으니 기다려 달라고 했지요.

양아치는 참을성이 없었습니다.

그건 내 알바 아니니 음식을 가져오라고 욕설을 했습니다.

가장의 아내는 참으려고 했지만 너 따위에게 팔 음식 없으니 나가라고 했습니다.

 

양아치는 화가나서 나가버렸습니다.

양아치는 이해가 안갔습니다. 돈도 냈는데 음식 빨리 안주는 가게가 이상했거든요. 그런데 거기다가 나가라고 했으니까요.

 

가게로 돌아온 남편은 아내에게 양아치가 왔었는데 말을 해도 안통해서 꺼지라고 했다고..

그놈이 다시오면 그냥 돈 돌려주고 쫓아내라고 말했습니다.

 

남편은..... 아내에게 욕을 하고 무례하게군 양아치를 찾아가서 다리를 부러뜨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말도 아무 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양아치는 얼마 되지 않는 그 가게의 단골이었던 겁니다.

남편에게 그 양아치는... 비록 비싼 음식도 안먹고... 무례하고... 매번 주인을 화나게도 했지만... 

어쨌든 자주와서 음식을 사 먹었기 때문이죠...

 

그의 아내는 남편이 지금까지 밖에서 매번 그런 양아치들을 상대하면서 돈을 벌어온걸 잘 몰랐습니다.

욕설을 내뱉던 그런 양아치들이라도 와서 음식을 먹어준 덕분에 그의 아내는 지금까지 별다른 걱정없이 살아왔었던거 였거든요.

 

아니... 심지어... 찾아왔던 그런 동네 양아치는 그냥 순박한 시골청년으로 보일 정도로 더 나쁜 깡패같은 놈들 앞에서도 그 남편은 처자식을 생각하면서 억지로 실실거리면서 살아왔었습니다. 

 

사실 남편이 가게에 있었어도 양아치가 기다려준 시간은 음식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시간이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가장은 화를 내지는 않았었을 겁니다. 어떻게든 달래면서 음식을 만들어 줬을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그동안 비굴하게까지 하면서라도 지키고 싶었던 가게였고.... 한 명의 손님이었는데.....

남편은... 그 잠깐 사이에.... 몇 년간의 노력이 날아가버린 기분이었습니다.

 

남편은 자신의 아내에게 무례하게 굴었던 양아치에 대한 분노와 아내의 경솔함에 대한 실망감을 동시에 느껴서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 남편은..... 그 양아치를 찾아가서....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돈도 돌려주었습니다.... 때려 죽여버리고 싶은 그 양아치에게 또 다시 비굴하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설상가상...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양아치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대자보를 붙였습니다.

자기에게 유리한 말로만 써진 대자보를요...

 

'저 가게에는 돈도 냈는데 음식도 안주더라, 음식 안준다고 왜 안주냐고 했더니 나가라고 하더라' 라고요....

동네방네 소문을 다 내고 다녀서 그나마 오던 손님들도 이제 그 가게에 안올 것 같습니다.

 

남편은... 몇년간 일구어 왔던 가게가 조금씩 무너져 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남편은....... 그렇게 가게가 없어지더라도..... 그의 아내와 자식들이 슬퍼하지 않기를 바랬습니다.

 

가게는 다시 다른 곳에 또 다시 몇 년일 걸리더라도 새로 만들면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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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 그의 아내가 이런 것들을 모르고.... 순간적인 감정으로.... 어떤 결과가 올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행동한 것이...

 

남편은...... 너무 슬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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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 밖에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집으로 들어간 남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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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르는 순박한 아내가 차려준 저녁밥상에... 

그냥 다 없던일로.... 또 다시 시작해보기로....

 

그냥..... 속으로 울음을 삼켰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단지 그 남편만의 이야기는 아닌... 모든 아버지들의 슬픔인 것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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