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 하나가 대한민국의 암울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신호를 지키는 사람과 위반하고 그냥 지나쳐서 저 멀리 나아가는 사람이 있고, 그러다 사고가 나는 사람이 있고, 더 이상 사고가 안나게 수습하는 대한민국 정부가 있죠.
왠지 이 신호등 하나가 세월호 사고, 책임자 처벌, 관련법규 규제 강화, 재벌 비리, 세무조사.. 이런 것들의 축소판 아닐까요?
신호 지키면 바보
저는 출근길에 교통체증을 피해서 조금 돌아가더라도 막히지 않는 뒷길을 이용하는데, 그 길 역시 통행량이 적은편은 아니라 꽤 많은 차가 다닙니다.
그 길 중간에 신호등이 하나 있는데, 1년 넘게 이용하면서 그 신호를 지키는 차를 본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저는 새벽이라도 신호는 지키자라는 주의라 신호에 걸리면 정차하는데, 그 사이에 옆 차선으로 몇 십대의 차가 저를 지나쳐 갑니다. 마치 신호등 없는 곳에서 저 혼자 신기루를 보고 있는 기분까지 들더군요.
언젠가는 나는 신호 지킨다고 서있는데 한 두대도 아니고 몇십대가 추월해서 지나치는걸 보면서 블랙박스 영상을 하나하나 캡춰해서 전부 다 신고해버릴까라는 생각도 했었을정도입니다.
4거리도 아니고 3거리 신호에 한쪽은 길이라기 보다 어떤 박물관 같은 곳의 진입로 정도고 통행량도 없는데 신호가 있다고해서 서있는게 비효율적인 일일 수도 있을겁니다.
계속 그러다 보니 저 혼자 손해보는 것 같고해서... 부끄럽지만 저도 이제 열에 한 두번은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신호등을 지나칠 때마다... 참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신호등이란건 사고가 나지 않게 차량들이 잘 소통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규칙을 정하고 그걸 잘 인지하고 지킬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언제부터인가 규칙을 나름대로 해석하고 피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룰을 지키겠다고 바쁜 출근길에 시간과 기름값을 날려가며 신호지키는 사람들을 추월해서 저멀리 나아갑니다.
정의는 승리하지 않더라...
룰을 지키는 사람보다 안 지키는 사람이 더 멀리 나아간다라는 것이... 저에게는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것과 오버랩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철인28호, 우뢰메, 독수리오형제 같은 만화영화를 보면서 정의는 언제나 승리한다라고 믿었던 것처럼, 현실세계에서도 그렇게 정의롭게 올바르게 살아가면 승리할 수 있을까요?
제가 지금까지 살아본 세상은 대부분 정의가 승리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순수하게 정의롭게... 올바르게 사는 사람들은 몇몇의 존경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정말 힘든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직장인으로서... 세 아이의 아빠로써... 이 신호등을 지킬 것이냐 무시하고 갈 것이냐의 선택은, 살아가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과도 비교가 됩니다.
거의 모든 사람이 지키지 않는 신호등이 있는 도로에서 대형사고가 나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요?
사고가 났어? 그럼 신호를 지키게 해야지 앞으로 그 도로는 경찰이 매일 나가서 위반차량 잡을겁니다. 신호등도 더 크게 더 많이 확충해서 사고가 안나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사고유발한 당사자는 엄벌에 처하겠습니다. 피해자에게는 국가에서 보상도 할게요.
떠오르는 사건들 없으신가요?
최근의 세월호 사건도 그렇지만, 똑같은 상황으로 생명을 앗아가는 사고가 생겨도 꼼짝도 안하고 있다가 큰 사고가 생겨서 여론에 노출되면 그제서야 땜빵식 대처를 하는 것이 그렇습니다.
"갑자기" 큰 사고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발생하고 있었던 사고가 좀 더 크게 난 것인데 말이죠.
대응 방법, 책임자 처벌이라고 하는 것들은 민심 달래기와 뭐라도 하긴 해야겠으니 앞뒤 안가리고 마구 던지는 수준으로밖에 안보이고요.
개인적으로 책임자를 찾아내서 엄중히 다스리겠다라고 하면서 사형이 선고되는데 그런다고 기분이 좋아지지도 않고 본질적인 해결로도 안보입니다.
신호등이 있고 없고, 규정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왜 그 사람들은 그렇게 지탄받을 행동을 했을까를 고민하고 근본적으로 환경에 대한 개선을 생각해 주었으면 합니다.
출생률이 낮은 이유도 육아비, 교육비 같은 비용 문제도 있지만, 이런 힘들고 위험한 나라에 태어나서 평생 힘들게 위태위태하게 살아가게 해야하나라는 생각도 있거든요.
신호를 지키는 것이 올바른 일이고, 올바른 일을 하면 최소한 올바르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보다는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의는 승리하는 나라말이죠!
제 아이들에게 어떤 길을 가르쳐주어야 할지... 고민되는 하루네요...
아이들이 커서 태어나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할지...
왜 자기를 낳았냐고 원망을 할지...
걱정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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